배당소득 분리과세 설계 오류⸱⸱⸱2000만~3억 구간 사실상 증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핵심은 상속세⸱⸱⸱PBR 0.8 미만 자산가치 평가 필요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을 두고 투자자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요건 하향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이번 방안이 시장 활성화는커녕 투자 심리만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반대 서명 인원은 14만명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한국 증시의 고질적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원인을 방치한 채 표면적인 수치 조정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 대주주 요건 하향에 따른 하반기 매도 압력 가중 우려
8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은 종목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춰진다. 시장은 이를 자산 가치 상승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조치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이 5억원 안팎이던 시절 대주주 기준이 100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현재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4억원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주식 보유 기준을 10억원으로 설정한 것은 과도하다는 논리다.
특히 수급 측면에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한 회피성 물량이 과거에는 연말에 집중됐으나, 최근에는 9월에서 10월부터 분기별로 분산 매도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하반기 전체 주가 탄력을 억제하는 요인이 된다.
민간 분석에 따르면 이번 발표로 시가총액 약 116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기대하는 세수 증대 효과가 5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시장 기회비용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다.
■ 배당소득 분리과세 설계 오류로 인한 중산층 증세 논란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편안 역시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는 기존 35% 단일 세율 체계에서 금액별 3구간(2000만원 이하, 2000만~3억원, 3억원 초과)으로 세분화한 세율 구조를 도입했다. 하지만 중간 구간인 2000만~3억원 사이의 투자자들은 분리과세 적용 시 기존 종합소득세에서 누리던 손비 공제 혜택이 사라져 사실상 증세 효과를 보게 된다는 분석이다.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도 까다롭다.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최근 3년 평균 대비 5%포인트 이상 증가한 기업의 주주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 이러한 조건부 설계는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배당을 줄이거나 조정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2027년부터 적용되는 경과 규정으로 인해 당장의 배당 활성화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 상속세 개혁 등 증시 저평가 근본 원인 해결 촉구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안이 상속세 문제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을 외면했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 제도상 상장기업 상속 시 주식 가치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대주주 일가는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갖게 된다. 의도적인 배당 억제나 악재성 공시 유도 등이 반복되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장주식 평가 방식 개선을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주가가 자산가치의 80% 미만일 경우(PBR 0.8 미만) 시가가 아닌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해 인위적인 주가 누르기를 차단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번 정부 개편안에는 이런 구조적 개선책이 반영되지 않았다.
국내 금융 및 세제 전문가들 역시 이번 개편안의 맹점을 지적하는 분위기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지배주주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면서 소액주주들은 항상 피해를 보거나 입을 가능성이 높아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옛날부터 존재했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을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별도기준으로 설정하면 배당을 늘리지 않고도 지배주주만 세금을 아끼는 부자감세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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