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신문=김지수 기자] 인구 70만 미래 도시를 향해 질주하던 김포시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가 확정한 2025년도 예산안 총규모는 1조7746억원으로, 작년보다 1381억원, 비율로는 약 8.44% 몸집을 불리며 외적 성장은 이뤄냈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성장통'이라 부르기엔 심각한 '기초 체력 저하' 증상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쓸 곳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스스로 벌어들이는 돈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해 재정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 부동산 한파에 꽁꽁 언 '자체 수입'… 국비 없인 '올스톱'
10일 김포시 2025년도 예산안 및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르면 시의 일반회계 세입 구조는 외부 충격에 극도로 취약한 '천수답 재정'의 전형을 보여준다.
시가 시민들로부터 직접 거둬들이는 지방세 수입은 3990억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전체 일반회계 세입의 27.36%에 불과한 수치다. 시 재정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취득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공시지가 하락 여파로 사실상 성장을 멈춰선 것이 주 요인이다. 자체 수입이 늘지 않으니 결국 손을 벌릴 곳은 중앙정부와 경기도뿐이다.
실제로 보조금(국고·도비) 수입은 6157억원으로 전체 세입의 42.22%를 차지했다. 시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외부 지원금으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국비 의존도가 40%를 넘긴다는 것은 시가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의 폭이 그만큼 좁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정부의 세수 펑크 사태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김포시 살림살이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구조적 위험성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 자립도·자주도 '동반 추락'… 통합재정수지 '적자 늪'
이러한 세입 불균형은 재정 지표의 악화로 직결됐다. 지자체의 경제적 자립 수준을 나타내는 재정자립도는 작년 33.78%에서 올해 33.41%로 0.37%포인트 뒷걸음질 쳤다. 더 뼈아픈 대목은 재정자주도의 급락이다. 전년 대비 1.63%p나 떨어진 52.97%를 기록했다.
재정자주도는 지자체가 재량권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비율을 말한다. 이 수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국비나 도비처럼 사용처가 꼬리표처럼 정해진 예산 비중이 늘어났음을 시사한다. 결국 시가 지역 특성에 맞는 신규 사업을 벌이거나 급한 불을 끄려 해도 가용할 수 있는 실탄이 바닥났다는 의미다.
이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 구조가 지속되면서 통합재정수지(순세계잉여금 제외)는 649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시는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비상금을 헐어 써야 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기금을 활용한 재원 보전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세입 확충 없이는 몇 년 안에 재정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행감서 드러난 난맥상…"새는 돈 막고, 개발 이익 챙겨야"
상황이 이런데도 세입 관리와 대규모 사업 관리는 허술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진행된 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시 세외수입 징수율이 전반적으로 저조할 뿐만 아니라 체납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료, 수수료, 과태료 등 세외수입은 지방재정의 소중한 자주재원임에도 부과 단계의 정확성 부족과 미온적인 징수 활동으로 재정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회는 '고촌지구 복합개발사업'과 관련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시가 일정상의 이유로 지구 지정 포기를 결정함에 따라 약 500억원으로 추정되는 개발이익금이 사라졌고 이를 기반으로 추진하려던 영사정IC 건설 재원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시의회는 "부과 단계의 정확성 부족과 미온적인 징수 활동으로 재정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질·상습 체납자에 대한 강력한 행정 조치를 주문했다. 또한, "각종 공사나 용역 발주 시 관내 업체 참여율이 저조해 예산의 지역 경제 선순환 효과가 떨어진다"며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징수 시스템 정비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간단 요약
• '25년 예산, 전년 대비 8.44% 증가한 1조7746억⸱⸱⸱지방세 수입 정체, 국·도비 의존도 42% 돌파로 재정 구조 불균형 심각
• 재정자립도(33.41%), 재정자주도(52.97%) 동반 하락, 통합재정수지 -649억⸱⸱⸱기금을 헐어 쓰는 ‘돌려막기’식 재정 운용이 불가피
• 세외수입 체납 관리 부실, 대규모 개발 사업 난맥상⸱⸱⸱고강도 세출 구조조정, 세입 확충 전략 시급
■ 출처
• 김포시 2025회계연도 예산기준 재정공시
• 2025년도 본예산서
• 시의회 회의록
예결뉴스 / 김지수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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