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84.8%에 달하는 지역주택조합 편중 구조와 정책 환경 변화
상장 유지 및 유동성 확보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전면 개편 시급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서희건설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는 서희건설 현직 임원의 13억7500만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 발생을 공시, 주권 매매를 정지시키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총수 일가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특정 사업 부문에 기댄 회사의 비정상적 성장 구조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거버넌스 리스크 확산에 따른 상장 적격성 심사
서희건설의 위기는 내부 통제의 붕괴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31일 검찰이 개발 부문 부사장을 공사비 부풀리기 및 13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거, 경영 투명성 결여를 사유로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검토에 착수했으며, 다음달 2일까지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특히 이봉관 회장을 겨냥한 특검 수사는 기업 평판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11일 특검팀은 이른바 '김건희 나토 순방 목걸이' 제공 의혹과 관련해 서희건설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수사 당국은 서희건설 측이 고가의 장신구를 전달한 대가로 인사 청탁을 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선 후보 시절 당시 '양재동 캠프'로 불리는 비선 조직의 불법 사무실도 무상으로 공여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특히 서희건설 오너의 사위가 대통령 취임 직후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점과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단기간에 30위권에서 16위까지 급등한 과정 역시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부메랑 된 지역주택조합 편중 구조⸱⸱⸱재무적 불확실성도 한몫
서희건설의 사업 모델은 지역주택조합(지주택)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건축 부문 매출 비중은 89.2%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지주택 사업에서 발생한다. 지주택 사업은 조합원 모집과 토지 확보가 지연될 경우 현금 흐름이 급격히 경직되는 특성을 지닌다. 이는 최근 정부의 제도 개선 및 규제 강화 기조와 맞물려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사법 리스크와 결합된 영업적 한계는 금융권의 여신 기조 변화로 이어진다. 거래 정지 이후 금융기관들은 기존 여신에 대한 만기 연장을 보수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협력업체들 역시 결제 조건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건설사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금'의 경색을 불러와 공사 중단이나 시행사와의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높인다.
■ 내부통제 리셋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
존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서희건설의 선택지는 별로 없다. 거래소로부터 부여받은 개선 기간 독립적인 사외이사 및 감사 교체, 윤리경영위원회 신설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가시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아울러 지주택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탈피해 공공 인프라나 환경 플랜트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려는 체질 개선 노력이 동반돼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심사 대상 지정 여부는 서희건설에겐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주 보호와 현장 유동성 방어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희건설 사태는 형사 리스크, 지주택 편중, 정책·평판 충격이 한꺼번에 겹친 복합 위기"라며 "9월 2일 안에 '거버넌스 리셋+유동성 방어+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시적으로 이행하지 못하면 '문닫는다'는 위기가 사실화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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