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비 기금 조성액 87.2% 급속 소진⸱⸱⸱1.7조 잔액 중 가용 재원 고갈 위기
5420억 규모 BTL 임대료 부담과 5.8%에 그친 채권 회수율⸱⸱⸱방만한 자금 관리 실태 노출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경상남도교육청의 2024회계연도 세입 결산액은 8조4469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출 결산액은 7조9296억원이다. 외형상 풍족한 예산이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중앙정부의 세수 결손에 따른 충격을 적립해둔 기금으로 간신히 버텨낸 그야말로 '외줄타기' 형국이다.
특히 순수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이 7조5888억원에 그친 상황에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에서 8529억원을 내부 거래를 통해 전입함으로써 세입 결손의 구멍을 메운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인 기금이 교육청의 재정 운영 실패와 중앙정부의 세입 변동성을 방어하는 일회성 소모품으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
■ 중앙정부 이전수입 7694억 급감⸱⸱⸱기금 7459억으로 메운 착시 재정
6일 예결신문이 2024년 경남도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경남 교육재정의 핵심 수입원인 중앙정부 이전수입은 작년 한 해 7694억원이나 급감했다. 특히 보통교부금에서만 4120억원의 결손이 발생하며 교육 사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경남교육청은 이런 재정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에서 총 7459억원을 인출, 교육비특별회계로 전입시켰다. 결과적으로 전체 재정 규모는 8조4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이는 자생적 성장이 아님은 분명하다. 기금은 재정의 부침이 있을 때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여야 함에도, 현재와 같은 대규모 전출 관행은 기금 본연의 목적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두 도의원은 교육청 소관 예결특위 정책 질의를 통해 "수천억 원의 기금을 일반회계로 전출해 쓰면서 구체적인 사업 명세와 세부 사업비 내역을 의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것은 심의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기금 전출이 총액 위주로 관리되다 보니 어떤 사업에 기금이 녹아들었는지 투명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재정 안정화' 명분에 숨은 불투명한 자금 운용이 교육재정의 신뢰도를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 기금 87.2% 소진 '빨간불'⸱⸱⸱2026년 '기금 제로' 시대와 교육 인프라 위기
더욱 심각한 지표는 기금의 고갈 속도다. 2022년 말 1조7856억원에 달했던 경남교육청의 기금 조성액은 최근 2년간 중앙정부의 세수 결손을 방어하기 위해 1조5564억원이 사용되며 전체의 87.2%가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기준 기금 잔액은 1조7091억원으로 기록돼 있으나 이 중 상당액은 이미 용도가 지정된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등으로 실제 가용할 수 있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잔액은 229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최학범 도의회 의장은 "기금 소진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기금 고갈 이후 대규모 학교 신설이나 노후 시설 보수 수요가 발생할 때 대응할 대안이 전무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2026년 이후 중앙정부의 세입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경남 교육은 당장 필요한 교직원 인건비나 기본 운영비조차 기금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적립 재원의 90% 가까이를 단기간에 소진한 것은 미래 교육을 담보로 현재의 재정 수치를 방어한 '포퓰리즘적 회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5420억 BTL 채무 부담과 5.8% 낙제점 채권 회수율⸱⸱⸱방만한 자금 관리
자금 관리 역량의 한계는 채권 회수 실태와 장기 채무 현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경남교육청이 보유한 BTL(임대형 민자사업) 관련 채무는 5420억원에 달하며 매년 막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교육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장기적인 재정 압박 요인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입 징수 의지는 희박한 수준이다. 작년 계획된 채권 회수액은 7억5456만원이었으나 실제 회수된 금액은 4062만원으로 회수율이 단 5.8%에 그쳤다. 8.4조원의 거대 예산을 운영하면서도 정작 도민의 소중한 재산인 채권 관리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또한, 학생 정신건강 위기 지원 사업과 저소득층 학생 정보화 지원 사업 등 민생과 직결된 사업들의 집행률이 저조한 점도 문제다. 학교 현장의 실제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채 편성된 예산들이 불용되거나 이월되면서 정작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은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는 기금 고갈 위기 속에서도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한 행정의 전문성 부재를 방증한다. 기금 소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외연 확장이 아닌 지출 구조조정과 채권 회수 강화 등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출처
• 2024 경상남도 결산서 부문별 재정상황 - 지방교육재정
• 경상남도교육청 교육비특별회계 결산보고서 및 예결위 검토보고서
• 경남교육청 결산검사의견서 기금운용 현황
• 채무 및 채권 현재액 보고서
• 제424회 경상남도의회 예결위 회의록 및 도의회 의장단 결산 브리핑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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